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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디어 번역과 해제

자유로운 독서, 독서의 자유

by choiseola23 2026. 6. 23.

: 佐藤聖一/사토 세이()

옮긴이: 최설

출처: 世界」 20263

 

 

점자정보단말기/ 출처 : 파이낸셜뉴스,「도서관, 점자블록 기본·독서 확대기 등 갖춰, 2023.10.02 (https://www.fnnews.com/news)

 

 

독서는 단순한 즐거움이나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기쁨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 스타일(종이책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책의 형태와 그 입수 방법)을 아는 것은, 지금껏 책을 읽거나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얻고 학습하는 계기가 된다. , 독서 환경의 배리어 프리(Barrier-free)’를 아는 것은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할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 도서관의 장애인 서비스

 

  나는 시각장애(전맹)를 가진 도서관 사서로서 35년간 사이타마 현립 도서관에서 일했다. 시각장애인이 도서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도서관에는 장애인 서비스(도서관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것이 있으며, 나는 주로 그 업무를 담당했다.

  일을 갓 시작했던 1990년대 초에는 장애인용 카세트테이프 잡지(월간 문예지 한 권이 90분짜리 테이프 5개 분량이 되기도 한다)를 수십 명분씩 오로지 고속 더빙기를 사용해 복사하고, 제대로 녹음되었는지 시험 청취를 한 뒤 우편용 봉투에 넣어 발송하는 작업을 했다.

  그 후 장애인 서비스용 녹음 도서는 카세트테이프에서 디지털 녹음 도서인 데이지(DAISY)로 바뀌었다. 그 덕분에 타이틀 하나가 CD 한 장에 담기게 되었고, 나는 이 고된 복사 작업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이용자의 전화도 평소처럼 직접 응대했기 때문에, 내가 시각장애인인 줄 모르는 이용자로부터 그쪽도 시각장애에 대해 좀 더 공부하세요라는 핀잔을 들은 적도 있다. 반대로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치 인생 상담을 하듯 여러 고민을 털어놓는 분도 계셨다(물론 이는 내 본업이 아니지만 말이다).

경험이 쌓인 후에는 녹음 도서 제작을 돕는 낭독 봉사자(음역자)에 대한 조언, 낭독 봉사자 양성 및 연수, 이용자나 전국 도서관으로부터 걸려 오는 도서관 서비스 관련 상담 대응, 도서관의 장애인 서비스를 보급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전국 단위의 활동 등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들이 점차 늘어갔다.

 

# 중도 실명과 점자의 만남

 

나는 25살 때 실명한 중도 시각장애인이다. 그 전까지는 정안인(시력이 정상인 사람)으로서 다른 일을 했기에, 이전까지의 인생은 거기서 막을 내리고 완전히 새로운 지금의 내가 시작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1985년에 갑자기 눈에 병이 생겨 5개월 정도 입원하며 수술을 몇 차례 받았을 무렵, 의료 사회복지사로부터 사토 씨, 점자를 배워보지 않겠습니까?”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는 내 눈이 다시는 보이지 않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것이었기에, 주치의도 아니면서 참 대담한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시점에서 내가 장애를 온전히 수용했을 리 만무하지만, “내 눈이 보이고 안 보이고를 떠나서, 점자를 알아두는 것이 헛수고는 아닐 것이다라고 마음먹었다.

  그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각장애인 선생님이 병원으로 와주셨고, 나의 점자 학습이 시작되었다. 이것이 나와 점자의 첫 만남이자, 내가 장애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 재활센터에서의 훈련

 

  실명 후 병원을 퇴원하고, 사이타마현 종합 재활센터에 입소하여 시각장애인으로서 자립하기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1년 코스로 이루어진 숙박형 학교 같은 시설이다. 학교와 다른 점은, 재활은 학습이 아니라 훈련이라는 점이다.

  , 머리로 이해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해낼 수 있을 때까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입소 기간도 사람마다 다르고, 어디까지 성취할 수 있는지도 저마다 다르다. 또한, 식사를 위해 식당에 가는 것, 빨래나 주변 정리를 하는 것 등 센터 내에서의 생활 자체가 훈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보행 훈련, 흰지팡이(롱 케인) 훈련, 점자 읽기와 쓰기(당시에는 가나 타자기), ADL(청소, 세탁, 요리 등의 일상생활 훈련), 체위 훈련 등을 실시했다. 기본 훈련에는 이러한 훈련 외에 엘리베이터 이용 등도 포함되지만, 여기서는 점자 재활에 대해서만 적고자 한다.

  점자는 기본적으로 6개의 점이 한 조를 이루어 50음도를 표현한다. 그래서 점자판을 이용해 하나하나 점을 찍어나가는데, ‘쓰는 것자체는 일주일도 채 안 되어 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점자를 쓰지 못하면 계속해서 다시 써야 하는 고충이 따른다.

  하지만 점자를 손가락으로 읽어내는 것이 문제였다. 입원 중에는 쉬는 시간이나 훈련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점자를 손가락으로 읽는 연습을 했다. 도무지 빨리 읽을 수 있게 되지 않았다. 한 글자 한 글자 확인하며 천천히 간신히 읽는 수준으로는 결국 무엇이 적혀 있는지 흐름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 뜻도 모르는 점자 문장을 매일같이 오로지 손가락으로 읽는 연습만 반복했다.

  그런 노력을 계속하여 아주 조금 빨리 읽을 수 있게 되자, 어느 정도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손가락 끝에 집중해서 읽어야 하니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었고, 장시간 계속할 수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지금도 나의 점자 읽는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 솔직히 말해, 긴 소설을 읽거나 하는 것은 꽤 벅찬 일이다.

  하지만 재활센터에서의 훈련 덕분에 혼자서 흰지팡이를 짚고 모르는 곳도 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점자도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되었고, 내 소지품을 스스로 관리하는 요령도 배웠다. 이러한 시각장애인 자립 훈련들은 내 삶의 밑바탕이 되었기에 재활센터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입소 비용을 포함하여)이 모두 무료로 제공되는 일본이라는 사회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현재는 소득에 따라 약간의 자기 부담이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 대학 원격교육으로 사서 자격 취득

 

  재활센터 훈련을 통해 시각장애인으로서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직업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도서관 사서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각장애인 선배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배웠다. 다만 대학을 졸업하고 사서 자격을 취득해야 했는데, 나는 정안자였을 때 이미 대학을 졸업했으므로 원격교육(통신교육)을 통해 사서 자격을 취득하기로 했다.

  당시의 통신교육은 우선 교과서가 잔뜩 배달되어 오면, 그것을 스스로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리포트를 제출해야만 과목 시험을 치를 수 있었고, 리포트에 합격해야만 비로소 학점이 인정되는 시스템이었다. 참고로 시험은 시험장까지 직접 가야만 치를 수 있었다(지금은 온라인으로 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말할 것도 없이 종이 교과서는 내가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도서관이나 자원봉사자에게 부탁하여 어떤 것은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고, 어떤 것은 점자로 번역해 달라고 했다. 아울러 리포트 제출이나 시험에 필요한 정보도 점자로 받았다.

  당시에는 아직 음성 지원 컴퓨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 대신 리포트나 시험은 가나 타자기(일본어 타자기)로 작성했다. 가나 타자기는 당연히 음성이 나오지 않는다. , 내가 쓴 내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고, 잘못된 글자를 타이핑했을 경우 직전의 한 글자에 ×표를 치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문장의 흐름을 머릿속으로 다 구상한 다음 한 번에 써 내려가야만 했다. 그 히라가나투성이의 문장을 읽고 평가하셨을 교수님도 참 고생하셨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통신교육이라는 것은 리포트를 제때 제출하고 시험에 빠짐없이 참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나는 다행히 그것을 무사히 해내어 사서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 악전고투, 점자로 치른 채용 시험

 

  드디어 고향인 사이타마현의 사서 채용 시험까지 도달했지만, 이 시험이 가장 힘들었다. 바로 점자로 치러지는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흔한 시험 방식이라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공무원 1차 시험(일반 교양과 전공 과목)은 긴 문장 속에 빈칸이 몇 개 있고, 그곳에 들어갈 알맞은 어구를 선택지에서 고르는 방식이다. 이것을 점자로 번역해 주기는 했지만, 터무니없이 두꺼운 점자판 문제지가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 같은 중도 실명자는 점자를 읽는 속도가 매우 느린 데다 엄청 집중해서 읽어야만 한다. 거기에 방대한 양의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시간 내에 다 푸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다행히 시험 시간이 연장되기는 했지만, 그런데도 끝까지 풀지 못했다.

  그런 과목이 두 개나 되었다. 나에게는 정답을 고민하는 시간보다 점자 해독 속도를 시험하는 테스트나 다름없었다. 그에 비하면 마지막에 치러진 논술 시험은 점자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손색없이 해내지 않았나 싶다.

  오해가 없도록 덧붙이자면, 내 점자 실력으로 방대한 점자 문장을 읽어야 하는 채용 시험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업무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정도로는 거의 문제가 없다. 요점은 점자를 쓸 수 있게 되는 것보다, 음성을 통한 정보 습득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되는 것과 앞서 말했듯 점자를 손가락으로 읽어낼 수 있게 되는 과정이 훨씬 힘들다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손가락의 감각을 단련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달인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자를 읽을 수 있다고 해도 개인차가 크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점자만 있으면 시각장애인은 문제없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다만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큰 글씨는 눈으로 읽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독서의 본질에 가깝게(천천히 읽거나,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읽는 등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읽을 수 있으므로),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점자가 가장 중요한 문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이렇게 해서 나는 1990년부터 어엿한 도서관 사서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에도 장애인 서비스용 녹음 도서는 존재했다. 이는 릴 테이프 자체를 재생기에 장착하여 재생하는 방식으로, 기계가 고가여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진공관 라디오 소리에 가까운 음질이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카세트테이프가 등장하자 재생기나 테이프 자체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사용하기도 편리하여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래서 매일같이 더빙 작업을 해야 했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장애인의 독서 환경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 녹음 도서인 데이지(DAISY)는 일반 음성 CD와 달리 목차 탐색, 페이지 건너뛰기, 재생 속도 조절 등이 가능하다. 게다가 CD 한 장에 50시간 정도를 녹음할 수 있다. 그야말로 저렴하고 간편하다. 심지어 디지털 데이터이기 때문에 인터넷 전용 사이트에서 자료 유무를 검색하여, 자료가 있으면 즉시 다운로드하여 이용할 수 있다(다운로드는 활자 독서에 어려움이 있는 등록 이용자로 제한되지만 말이다). 그야말로 24시간 언제나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점자 역시 예전에는 점자 타자기로 종이에 직접 쳐야 했지만, 컴퓨터 점역으로 점자 데이터를 작성한 뒤 점자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바인더로 묶기만 하면 완성된다. 컴퓨터로 제작하기 때문에 글자 수정이 쉽고 필요한 만큼 몇 장이든 인쇄할 수 있게 되어 획기적으로 변했다.

  나아가 이 역시 디지털 데이터이므로, 데이지와 마찬가지로 전용 사이트에서 직접 검색하고 다운로드하여 이용할 수 있다. 종이 점자는 타이틀 하나당 여러 권의 책이 되어 무겁고 번거롭지만, 점자 데이터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점자 디스플레이(한 줄씩 핀이 튀어나와 점자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소형 기기)만 있다면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다 (참고로 점자 도서관의 자료나 데이지용 CD 모두 시각장애인과 도서관 간의 왕복 우편 요금이 무료이지만, 기존 종이 점자 도서는 부피가 커서 우체통에 들어가지 않아 반납할 때 우체국까지 직접 가져가야 했다).

  또한, 음성 지원 컴퓨터의 등장은 내 업무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정안자 직원이 작성한 문서를 컴퓨터가 읽어주게 하거나, 반대로 내가 작성한 문서를 보내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최종적으로는 현청의 업무 시스템도 음성 컴퓨터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 전체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시각장애가 있어도 '어떻게든 해낼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 지금의 내 독서 방식

 

  내가 현재 책이나 잡지를 읽을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음성 데이지이다. 음성 데이지는 전용 재생기,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재생할 수 있다. 전용 소형 재생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철을 오래 타야 하는 출장길 등도 나에게는 소중한 독서 시간이 된다.

  또한, 음성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활용도 중요하다. 웹사이트 검색뿐만 아니라 자료 조사, 물품 구매, 호텔 예약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Word 문서로 글을 읽고 쓰거나 이메일을 이용하는 것도 매일의 기본 일과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활용한 대학 수업도 많아졌는데, 그러한 대학의 온라인 수업 시스템에도 그럭저럭 적응해 나가고 있다.

  점자는 어떻게 이용하고 있느냐 하면, 잡지 등 일부는 점자로 읽고 있다. 그것도 좋지만, 핵심은 종이나 내 소지품에 점자 스티커로 메모를 붙여두는 것이다. 집에 있는 서류나 우편 봉투, 책도 그대로 두면 나에게는 그저 종이 뭉치에 불과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점자 스티커를 붙여둠으로써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에서 벗어나게 된다.

  사실 오디오북이나 전자책도 꼭 사용해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형태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으로 글자를 치기가 어렵다. 물리 키보드라면 아주 쉽게(그야말로 블라인드 터치로) 칠 수 있으므로, 제발 컴퓨터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배리어 프리 도서를 구입하거나 직접 제작하여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대출해주고 있다. 또한 창구를 통한 대출뿐만 아니라 우편 대출, 직원이 집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택배 서비스, 시설 및 입원 환자 대상 서비스, 학교 대상 서비스 등 제공 방법도 다양하다 (다만, 이렇게 충실한 장애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도서관은 매우 적지만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 인터넷 전용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구해 언제든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나아가 출판사에서 접근성(accessibility)이 확보된 전자책 출간을 늘려준다면, 이를 구입하여 합성 음성으로 듣거나 글자 크기와 색상을 변경해서 읽고, 점자 데이터로 변환하여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독서 환경은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단지 아쉽게도 그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자료나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대부분의 당사자도 사회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알려지지 않았으니 이용되지 않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당사자의 정보통신기술 활용 능력과 재생 환경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다행히 컴퓨터 등을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컴퓨터는커녕 데이지 재생기조차 다루지 못하는 장애인도 많다. 사회 전체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노력과 더불어, 그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개별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사과 프로젝트라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배리어 프리 도서, 독서 지원 보조기구, 관련 도서 등을 진열한 사과 선반을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에 설치하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이다. 사과 선반을 도서관의 눈에 띄는 곳에 두어 누구나 자유롭게 배리어 프리 도서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독서 스타일을 발견하거나, 주변에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때 이를 알려주고, 훗날 자신에게 독서가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독서를 포기하지 않게 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학교 아이들에게 이러한 배리어 프리 도서를 체험하게 해보면, 독서는 종이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독서 방법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굳이 통합교육(인클루시브 교육)’을 부르짖지 않아도 스스로 자연스레 이해해 나가는 모습에 놀라곤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아직 인식이 부족하지만 도서관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모든 사람의 알 권리와 읽을 자유를 누구에게나 무료로 보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말이 처음 나오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종이책(인쇄 자료)을 전제로 했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화된 다양한 형태의 정보도 그 영역에 포함되었다. 나아가 오늘날에는 독서나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 장애인을 포함해 누구나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특히 독서와 정보에 관해서는 도서관의 역할이 지대하다.

  도서관에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장애인 서비스의 역사가 있다. 이것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진보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실제로 도서관을 활발히 이용하고, 사서들은 그러한 개별적인 자료 요청에 과연 어디까지 부응하고 지원해 나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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佐藤聖一/사토 세이

25세에 시력을 잃은 중도 시각장애인으로, 통신교육을 통해 사서 자격을 취득한 뒤 35년간 사이타마현립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였다. 현재는 링고 프로젝트의 강사로 활동하며 누구나 제약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배리어프리 환경의 확산에 힘쓰고 있다. 또한 메이지대학 겸임 강사로서 교육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며, 독서 접근성 향상과 정보 평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이 ]

최설아

일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중문화, 그리고 언어를 통해 드러나는 사회·문화적 특징을 탐구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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