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지노’라는 단어가 일본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4월 야마구치현 아부초에서 발생한 코로나 긴급지원금 오지급 사건부터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2년 뒤, 이번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개인 계좌에서 전 통역가가 2억 엔이나 되는 돈을 빼돌려 온라인 카지노의 일종인 스포츠 베팅에 사용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두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도박 중독에 대해 다뤄 달라는 요청이 우리 단체에(도박중독연구협회) 쇄도했다. 그러나 도박 중독은 개인의 문제라는 자기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못했다.
이들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카지노’라는 새로운 도박 형태가 젊은이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급부상한 것이 바로 온라인 카지노였다. 일본에서는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대책 마련을 방치해 온 탓에 지상파 TV에서도 광고가 버젓이 방송되었다. 또한, 어필리에이트나 유튜버들은 자신들의 링크를 통해 가입한 사용자가 사용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리워드로 큰 수익을 올렸다. 이후 체포된 한 유튜버는 “리워드 수익이 반년 동안 2억~3억 엔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큰돈에 끌린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일본에서는 회색지대”, “합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다”라는 잘못된 정보까지 퍼뜨렸다.
TV 광고에 유명 스포츠 선수가 출연하고, 인기 유튜버가 홍보대사로 기용되었다. 이처럼 광고 무법지대 속에서 불법이라는 인식 없이 손쉽게 온라인 카지노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2023년도 일본의 불법 온라인 카지노 매출은 약 1조 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도박은 당연하게도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그런데 온라인 도박만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된 듯하지만,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일본 전역에 만연해 있었다. 수만 엔에서 수억 엔에 이르는 도박에서 비롯된 절도, 횡령, 사기 사건은 거의 매일 뉴스에 보도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도박자들을 양산하는 배후에 중독을 유발하는 산업이 존재하며, 소비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처방약·시판약, 도박, 게임 등 중독을 유발하는 산업의 진흥이라는 액셀과 중독 대책이라는 브레이크가 같은 기업 내, 같은 관할 부처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일본에는 존재한다.
도박중독연구협회가 문제제기를 해서 2017년부터 후생노동성에 ‘중독 대책 추진실’이 설치되었지만, 중독 대책 예산은 알코올, 약물, 도박, 게임을 합쳐도 약 9억 엔 정도로 매우 적다. 반면, 경마·경정·경륜·오토레이스 등 공영경기와 파칭코만 해도 연간 매출이 약 20조 엔에 달하므로, 도저히 대책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상담의 약 40%는 20대의 상담이다. 20대 젊은이들은 은행이나 소비자 금융 등에서 합법적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적기 때문에 가족, 친구, 지인이 빚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또, 불법 아르바이트나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에 손을 댈 확률도 매우 높으며, 도박 문제로 자살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까?
중독자였던 필자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다음 세 가지 대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생
각한다.
첫째, 도박 중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도박 중독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기초 지식을 국민 전체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도박 중독이 질병이라는 것을 간과한 채, 잔소리를 하거나 행동을 감시하거나 금전을 관리하는 등 가족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사례가 아직 많다. 당사자들도 자신의 의지박약을 자책하며 괴로워하지만, 이런 자기 책임론만으로는 중독이라는 병을 끊기 어렵다.
둘째,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도박 중독 대책에는 의료뿐만 아니라, 고리대금업이나 사기 집단과의 싸움, 가정 폭력, 자살
시도 등에서 경찰의 이해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혼이나 다중 채무, 사기나 횡령 등의 형사 사건에 휘말렸을 때는 지체하지 말고 변호사와 상의해야 하며, 경제적인 곤란함이나 한부모 가정인 경우 지원 대책 마련 등 행정 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 부처 간 협력을 구축하고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예산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
셋째,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 카지노는 사실상 무법 지대였지만, 2024년에 들어서며 결제 대행업자, 인플루언서, 유튜버들이 체포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불법 온라인 카지노 관련 업자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 카지노는 불법’이라는 인식을 젊은 세대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도박 중독 대책은 우리 같은 민간 지원 단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국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도박 산업 근절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칼럼은 『문예춘추 오피니언: 2025년의 논점 100』 (文藝春秋, 2025)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글쓴이 한세빈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3학년 재학 중. 도박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도박이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앞으로 이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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