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교토부에 위치한 한 의존증 회복 지원 시설의 입소자가 각성제 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원래 재사용(재발)은 의존증 회복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오히려 실패를 통해 과제가 분명해져 진정한 회복에 더 가까워진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그 피의자를 실명 보도했다. 나는 강한 분노를 느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실명 보도된 불법 약물 의존증 환자들을 많이 담당하면서 ‘디지털 타투’가 남기는 상처를 뼈저리게 실감해 왔기 때문이다. 몇 년에 걸친 단약(끊기)을 이뤄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아파트 임대 계약조차 맺지 못한다. 지나치게 가혹한 사회적 제재다.

이 실명 보도와 관련해 이미 의존증 지원 단체 4곳이 공동으로 항의 성명을 내고 경찰에 질문서를 보냈다. 그러나 경찰 답변은 기가 막혔다. “공표에 공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공익성이란 무엇인가? “치료는 소용없다”, “회복 시설은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하려는 것인가? 하지만 국제적 흐름을 보면, 오히려 그 반대를 알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실제로 2016년 유엔 마약특별총회는 “본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이뤄져야 할 약물 규제가 약물 사용자를 고립시키고 있다”고 선언했으며, 2023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도 “약물 문제의 범죄화는 의료 접근을 방해하고 인권 침해를 초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요컨대 실명 보도에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실명 보도를 일삼는 미디어와 이를 용인하는 사회는 ‘안돼, 절대(ダメ、ゼッタ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캠페인으로 상징되는 약물 남용 예방 계몽에 중독되어 감각이 무뎌진 상태다.
과거 나는 문부과학성의 의뢰로 전국 고교생 약물 남용 방지 포스터 콩쿠르 심사위원을 맡은 적이 있다. 그림 실력은 없었지만 약물 의존증 전문의라는 명목으로 문부과학대신상 선정에 참여했다.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지방 예선을 통과해 각 도도부현(道都府県) 지사상까지 받은 작품이라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모든 포스터가 획일적이고 개성이 없으며 복사 붙여넣기한 듯 닮아 있었다.
포스터 속 인물들은 눈이 푹 꺼지고 볼이 홀쭉한 좀비 같은 약물 남용자였다. 양손에 주사기를 움켜쥐고 입가에 침을 흘리며 아이들 뒤에서 덮쳐 올 듯한 극도로 ‘추악한’ 모습 ……마치 전시회를 가장한 풍자화를 보는 듯했다. 적대국의 인물을 의도적으로 ‘악인’처럼 흉측하게 그려 사람들의 무의식에 혐오·증오·적의를 주입하는 세뇌 방식이다.

하지만 질병 예방은 전쟁이 아니다. 그 포스터에 그려진 대상은 ‘약물 의존증’이라는 질병의 당사자다. 같은 수법을 다른 질병—예컨대 한센병이나 HIV 감염증—예방 홍보에 쓴다면 과연 용납될까? 결코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심사 현장에서 나는 확신했다. 이 일련의 포스터야말로 ‘안돼, 절대’ 운동의 산물임을. 아이들에게 약물은 원래 가까운 존재가 아니다. 순수한 마음에 어떤 정보가 주어져야 저런 포스터가 나오는지, 뻔히 짐작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건강 문제에 관한 예방 계몽 슬로건은 매년 갱신되며, 시대적 가치관에 따라 표현 방식이나 중점 두어야 할 이념도 바뀌게 마련이다.
약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실제로 남용되는 약물의 종류는 변해왔고, 남용자의 배경 역시 변화해왔다. 그런 점에서, 30년 넘게 같은 슬로건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터무니없다.
예를 들어, 재단법인 '마약·각성제 남용방지센터'가 설립된 해인 1987년, 처음으로 ‘안돼, 절대’라는 카피가 사용되었다. 그 당시는 신너(휘발성 용제)와 각성제가 대표적인 남용 약물이었지만, 90년대 후반에는 신너의 유행이 사라지고, 한동안은 각성제가 독보적이었다.
그러다가 2010년대에는 '위험 약물'(합성 마약류)이 사회문제가 되었고, 그 유행이 가라앉자 이번엔 대마 관련 범죄자가 급증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보면, 대마 의존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경찰이 적극적으로 검거하고 있을 뿐이며,
오히려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환자는, 많은 국민이 복용 경험을 가지고 있는 처방약 및 시판약 의존증, 즉 오버도즈(overdose) 환자들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제기구들은 이미 엄격한 처벌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조약」 체결 이후로 국제 사회는 공조 아래 엄벌주의를 강화해 왔지만, 그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불법 약물 소비량 증가, 약물 사용자들의 HIV 신규 감염 증가, 약물 과복용에 의한 사망자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당사자들이 의료나 복지 지원에서 소외되었으며, 밀매 조직은 막대한 이익을 챙겼고, 국가는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되었다.
하암 리덕션(Harm Reduction)이 등장한 것은 바로 그런 상황에서였다.
하암 리덕션이란, 약물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보다, 약물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 피해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는 공중보건 정책이다.
예를 들어, 주사기 무상 교환 서비스, 안전 주사 공간 설치, 마약 대체 약물(메타돈 등) 투여, 불법 약물의 자기 사용·소량 소지에 대한 비범죄화(불법이긴 하나 형벌은 부과하지 않음) 등의 시도가 이에 해당한다.
하암 리덕션의 효과는 이미 많은 사례로 입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약물 사용자들 사이에서 HIV 신규 감염자 수와 오버도즈 사망자 수를 크게 줄였고, 단약 치료로 이어지는 환자 수도 증가했으며, 국민 전체의 불법 약물 사용 경험률 자체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사람이 의존증에 빠지는 것은 약물이 주는 쾌락 때문이 아니라, 약물이 삶의 고통과 어려움을 완화해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복 과정은 실패와 우여곡절이 기본값인, 그야말로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난다’는 말 그대로의 과정이다.
‘안돼, 절대’라는 캐치프레이즈만으로는 의존증에서 벗어나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가 가득한 사회에서는 마음 놓고 “도와달라”고 외칠 수도 없다.
2025년, 우리는 ‘안돼, 절대’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널리 퍼뜨릴 필요가 있다.
* 이 칼럼은 『(문예춘추 오피니언) 2025년의 논점 100』(文藝春秋, 2025)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글쓴이 한세빈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3학년. 사회적 약자와 중독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적 불평등을 드러내는 글을 쓰고자 한다. 특히 약물 중독과 그로 인한 낙인, 배제의 현실을 직시하며 더 나은 사회적 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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