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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논평

울산의 산업 현실에서 바라본 이케우치 사토루의 탈원전 담론 비판

by xck2730 2026. 6. 24.

이케우치 사토루(池内了, 현 나고야대학 명예 교수, 종합연구대학원대학 명예교수)

 

1. 들어가며

 원자력 발전(이하 원전)의 등장은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편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창출하는 원전은 국가 경제의 하부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원이다. 한국 최대의 산업 도시인 울산광역시 역시 이러한 원전 생태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받으며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지속해서 담론장을 점유해 왔다. 물리학자 이케우치 사토루는 저서 《원자력 발전과 새로운 신화》를 통해 원전 추진 세력의 논리를 날조된 신화이자 거짓된 선전으로 규정하며, 원전이 지닌 근원적 위험성과 전면 폐기의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한다.

 이케우치 사토루의 비판은 과학 기술이 짊어져야 할 도덕적 책임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그의 담론은 현장의 구체적인 경제적 현실과 산업 구조의 특수성을 간과했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과학적 데이터보다는 위험성을 지각하는 감정적 공포를 극단화하여 '전면 폐기'라는 이분법적 결론으로 비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에세이는 이케우치 교수가 제시한 원전 반대론의 핵심 논거를 분석하고, 이를 원전 유치 지역인 울산광역시 주민이자 산업 현장의 주체라는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반박하고자 한다. 나아가 울산에서 원전이 지속되어야 하는 필연성을 경제, 산업, 환경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증명할 것이다.

 

 

 

2. 지역 재생 신화에 대한 반박

 이케우치 사토루는 원전 유치 지역이 오로지 위험과 고통만을 일방적으로 떠안는 구조적 피해자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국가가 유치 지역에 제공하는 경제적 보상과 자금을 재해 편승형 자본주의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것이 그의 핵심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원전 주변 지역이 누리는 제도적 이익과 상생의 실질적 현실을 간과한 도식적인 환원에 불과하다.

 실제 울산은 원전을 유치함으로써 막대한 법정 지원금과 자율 유치 자금을 확보하며 지역 발전의 재정적 기반을 마련해 왔다. 이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주민 복지 시설 확충, 교육 환경 개선 등 미시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직접 환원되었다.

 실례로 울산에 위치한 새울원전본부는 주변 지역에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사업비'를 투입하여 지역 인재 장학금 지급, 주민 소득 증대 사업 등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저자가 주장한 '일시적 시혜'가 아니라 법으로 보장된 체계적 상생 모델이다. 또한 원전의 건설과 운영 프로세스는 한수원 및 협력업체를 통해 지역 내 수많은 청년과 기술 인력에게 양질의 고용 기회를 상시 제공하며 지역 노동 시장을 지탱하는 강력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다.

 즉, 원전은 일방적인 리스크의 독점이 아니라, 정교한 보상 체계와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의 자립을 가능케 하는 현실적인 동력원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피해자 프레임'은 현장의 주체들이 선택한 실리적 공존의 역동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3. 원전 만능 신화에 대한 반박

 저자는 원전의 친환경성과 고효율성이 원전 카르텔에 의해 조작된 선전 기제라고 공격하며, 재생에너지로의 즉각적인 체제 전환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는 에너지원의 물리적 한계와 현대 산업이 요구하는 기저전력(Base Load Power)의 속성을 망각한 촉구에 가깝다.

 원전은 단위 면적당 발전 효율이 극대화된 형태이며,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거의 없는 실질적인 친환경 기저전력이다. 반면 저자가 절대적 대안으로 상정하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지형적·기후적 환경에서 치명적인 맹점을 드러낸다. 대규모 부지 확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산림 파괴와 환경 훼손은 재생에너지가 가진 역설적인 모순이다. 무엇보다 기후 조건에 종속되는 발전의 간헐성 문제는 안정적인 전력망 유지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초기 설비 비용을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과 유지 보수,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은 결국 시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귀착된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한계는 필자가 거주하는 울산의 공업 현장에서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현 이재명 정부가 주장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프로젝트는 공급 불안정성과 고비용, 기술적 한계로 인해 과학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 특히 국내 최대의 중화학 공업 단지가 밀집한 울산은 가뜩이나 국토가 좁은 한국 내에서도 대규모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리적 한계를 지닌다. 만약 울산의 수많은 제조 기업들에 실현 불가능한 RE100 규제만을 강제한다면, 기업들은 값비싼 신재생에너지를 조달하지 못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도태되거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야 하는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후 재앙을 막으면서도 울산의 핵심 산업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현실적 징검다리는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는 CF100(무탄소 에너지 100%) 전략이다. 당장의 탄소 중립과 산업 경쟁력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울산에 원전은 필수 불가결한 생존책인 셈이다. 결국 저자의 탈원전 이데올로기는 대안 없는 이상주의에 불과하며, 그의 논리야말로 '재생에너지 만능 신화'라는 또 다른 우상을 숭배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4. 전력 수요 증대 신화에 대한 반박

 이케우치 사토루는 현대 사회의 전력 수요 증대 전망을 원전 유치를 위한 자의적인 핑계이자 과소비의 결과물로 치부한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은 다가오는 미래 기술의 트렌드와 중화학 공업에 기반을 둔 도시의 생존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세계관의 소산이다.

 현대 사회는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과 디지털 전환에 직면해 있으며, 초거대 데이터 센터의 가동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막대한 전력을 요구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는 'AI 데이터 센터 전력 대란' 뉴스는 이를 명백히 증명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다시 원전으로 눈을 돌리는 현실은 전력 수요의 증가는 가상의 신화가 아닌 확정된 미래임을 보여준다.

 더욱이 울산의 중추를 구성하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단지는 24시간 균일하고 중단 없는 고품질의 전력 공급을 생명선으로 삼는다. 저렴하고 고품질인 원전 기반의 전력 공급망 체계가 흔들린다면, 울산의 제조 공장들은 가동률 저하나 전기요금 폭등에 직면하여 산업 경쟁력을 상실하고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전력 공급 안보는 곧 국가의 안보 및 경제적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울산의 생태계에서 원전은 외부에서 강제된 위험이 아니라, 도시의 일자리와 경제적 생명을 지속시키는 심장이다.

 

 

 

5. 나가며

 결론적으로 원전은 지속되어야 한다. 단지 존재할지 모르는 위험성의 스펙트럼 하나만을 근거로 원전이 가진 거대한 효용 가치를 전면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인 사회적 선택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추락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해서 문명의 이기인 비행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지 않는다. 위험을 인지하되 이를 철저한 과학적 관리와 안전 시스템 내부로 통제하는 '상대적 안전론'의 관점이 요구되는 이유다.

 원전을 둘러싼 담론은 맹목적인 공포나 무조건적인 예찬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전이 내포한 미시적 위험성과 그것이 공동체에 가져다주는 막대한 거시적 이득을 냉정하게 저울질하는 합리성이 필요하다. 이케우치 사토루가 제기한 기술의 성찰성은 유의미하지만, 리스크를 통제하며 국가 산업을 지속해야 하는 울산의 현실 앞에서 탈원전이라는 급진적 도그마는 설 자리를 잃는다. 원전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닌, 우리 사회가 미래 산업 지형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 보루로 재정의되어야 마땅하다.

 

 

 

<참고문헌>

고광용. “비현실적 ‘RE100’ vs 기업·지역 살리는 ‘CF100’”. 2025.02.27. 자유기업원. https://www.cfe.org/20250527_27758

박석빈, 박상덕 등. "CF100 이행을 위한 원전의 역할.". 원자력전략·정책연구 1.2 (2023): 17-33.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이정희. (2026.06.26). <새울원자력본부, 주변 학생 육성사업 96천여만원 지원>. 열린뉴스통신.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277422

정등용. <구글, SMR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와 계약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2024.10.15. THE GURU. https://www.theguru.co.kr/news/article.html?no=78384

진명갑. <[AI, 산업 패권을 바꾸다②] AI 전력난이 부른 '원전 르네상스'>. 2026.06.23. EBN산업경제.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13568

池内了.”原発再稼働と「新たな神話」”.世界 SEKAI 2026.03.126-134

 


 

 

이케우치 사토루의 《원자력 발전과 새로운 신화》번역본 : https://criticism-space.tistory.com/64

 

원자력발전의 재가동과 ‘새로운 신화’

원자력발전의 재가동과 ‘새로운 신화’ 저자 : 이케우치 사토루 (나고야대학 명예 교수, 종합연구대학원대학 명예교수)옮긴이 : 정진현출처 :世界 SEKAI 2026.03 들어가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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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진현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3학년 재학중. 교직이수생으로 미래의 일본어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틀림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