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1월, 대기업 IT기업 사이버에이전트의 사장 후지타 스스무(藤田晋)로부터 “마작의 기업 리그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가 내민 기획서 표지에는 ‘M리그’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마작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혀 글을 쓰거나 이벤트 운영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나로서는 그의 제안이 너무 거창해서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누군가. 후지타 스스무가 아닌가. 그가 만들겠다고 한다면, 내년쯤엔 실제로 리그가 시작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마작을 위해 큰 리스크를 감수하며 나서 준 후지타 씨에게 혹시 폐를 끼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앞섰다.
큰 ‘리스크’란, “역시 마작 같은 것에 얽히면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사실 마작은 예전부터 콘텐츠적 잠재력이 무궁무진했다. TV에서 마작 대국 프로그램이 방영되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정작 스폰서는 붙지 않았다. 대중의 이미지가 나빴던 탓이다.
이전에도 마작은 종종 좋지 않은 방식으로 주목 받곤 했다. 1998년 와카야마(和歌山) 독극물 카레 사건 당시, 용의자가 자택에서 3인 마작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고, 2020년에는 구로카와 히로무(黒川弘) 전 검사장의 도박 마작 사건이 『슈칸 분슌(週間文春)』에 보도되어 파장이 일어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마작이 그렇지 뭐……”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따라붙는다. 기업들은 마작을 대중적인 콘텐츠로 인식하면서도,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후원을 꺼려왔다. 후원이 없으면 자금이 부족해지고, 마작계는 자연스레 소규모로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
이 흐름을 바꾼 것이 바로 ‘M리그’다. 후지타 사장은 직접 체어맨이 되어 ‘제로 갬블 선언’을 발표했다. 도박 마작에 연루된 선수는 영구 제명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으로, 기업들에게 ‘안전한 리그’임을 어필했다. 더불어 사이버에이전트가 직접 팀을 소유하고 참가함으로써 그 말에 설득력이 더해졌다. 후지타 씨는 마치 캄캄한 동굴 속으로 몸을 던지며 “이 앞에 즐거운 일이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이다. 기업인으로서의 후지타에 대한 신뢰와, 그와 연결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마작이 그렇지 뭐……”라는 불안감 속에서 결국 6개 회사가 결단을 내리고 ‘일선’을 넘고 이름을 올렸다.
2018년 7월 17일 열린 M리그 발족 기자회견에서는, 「시부야 ABEMAS」(사이버에이전트), 「아카사카 드리븐즈」(하쿠호도 DY 미디어 파트너즈), 「EX 풍림화산」(TV 아사히), 「코나미 마작격투클럽」(코나미 어뮤즈먼트), 「세가사미 페닉스」(세가사미 그룹), 「TEAM RAiDEN/라이덴」(덴츠), 「U-NEXT 파이러츠」 등 7개 팀이 참가하는 리그전이 발표되었다(현재는 ‘KADOKAWA 사쿠라나이츠’, ‘BEAST Japanext’가 추가되어 총 9팀이다).

선수 가운데는 배우 하기와라 마사토(萩原聖人) 씨도 있었다. 그는 드래프트에서 ‘라이덴’ 팀의 1순위 지명을 받아, 마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이 게임의 재미를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마작은 전통적으로 개인 게임이었지만, M리그는 팀전을 도입했다. 선수들은 정장이 아니라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고, 퍼블릭 뷰잉도 개최되었다. 관객 앞에서 하는 마작은 정보 노출의 우려 때문에 금기시되었지만, 극장 같은 장소에 팬을 초대해 스포츠처럼 큰 소리로 응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M리그 이후 마작 관련 서적 출간 수는 기존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23년 말에는 소녀 만화 잡지 『나카요시(なかよし)』가 부록으로 카드 마작 세트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M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의 SNS 팔로워 수는 몇 배나 늘었고, 민영방송에서 마작이 다뤄질 기회도 많아졌다. 초등학생 대상 마작 대회가 열리고, 가나가와현(神奈川県)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마작 동호회가 생기기도 했다. M리그를 통해 마작이 스포츠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서, 기존에는 주목받지 않던 ‘강점’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작은 남녀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드문 종목일지도 모른다.
M리그는 개인 성적 1위 선수에게 MVP를 수여하는데, 6시즌 중 3시즌에서 여성 선수가 수상했다. 남녀 비율이 2:1 정도인데도 여성 성적이 오히려 뛰어났고, 여성 팬들은 그들에게 열광했다. 자신은 직접 마작을 하지 않지만 관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른바 ‘보는 마작(雀)’ 팬들도 급증했다. 과거 프로 마작계는 바둑이나 장기의 권위를 모방하며 발전해 왔지만, 사실 마작의 진짜 매력은 대중적 오락으로서의 즐거움에 있다. 마작을 야구나 축구처럼 엔터테인먼트가 강한 스포츠로 끌고 간 후지타 체어맨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U-NEXT 파이러츠’를 두 번이나 우승으로 이끈 고바야시 고 프로는 이렇게 말한다. “후지타 씨가 만들어 준 이 굉장한 무대를, 우리가 힘을 모아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키고,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합니다.” 이처럼 선수들이 이런 인식을 지속적으로 갖는다면, M리그는 ‘팬을 위해 싸우는 진정한 프로 스포츠’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리그 폐막식에서 만원 관중 앞에서 “하루하루 M리그 보는 재미로 삽니다. 이렇게 멋진 마작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밝게 웃으며 말하는 후지타 씨의 얼굴을 보니, 7년 전 품었던 불안이 완전한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 이 칼럼은 『(문예춘추 오피니언) 2025년의 논점 100』(文藝春秋, 2025)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마작 작가 | 쿠로키 마사오(黒木真生)

글쓴이 김민준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3학년 재학중이며 일본 사회문화적 문제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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