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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디어 번역과 해제

닛산·혼다·미쓰비시 연합, 도요타 연합에 맞설 수 있을까: ‘자동차의 스마트폰화’로 변화하는 자동차 업계

by write3858 2025. 6. 27.

혼다의 미베 도시히로 사장과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2024년 8월 1일, 공동 기자 회견을 통해 전기 자동차(EV) 영역의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EV 차재 OS(기본 소프트), 축전지, 모터와 그것을 제어하는 파워 반도체 등을 일체화한 2액셀로 통일하고, 축전지는 상호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요타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사진=도요타)

 인체에 비유하자면, 차에 지령을 보내는 차재 OS는 ‘두뇌’, 축전지는 동력 부분에 에너지를 보내는 ‘심장’, 동력 부분의 2엑셀은 ‘손발’에 해당한다. 이렇듯 양사는 차량의 기본 성능을 중심으로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EV는 일명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비히클(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로 불린다. 지금까지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PC나 스마트폰처럼 차재 OS에 의해 중앙 제어가 가능하게 된다.

 이 ‘자동차의 스마트폰화’를 계기로 자동차 업계는 저마다 하드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우열로 상품의 차별화를 도모하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미국 애플 등에 이은 세계 3위의 스마트폰 메이커인 중국의 샤오미가 북경에 신공장을 건설해 24년부터 고성능 EV를 개발·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한 열쇠 중 하나가 개발 속도력과 막대한 개발비를 회수하기 위한 규모력이라고 업계는 말한다. 8월 1일, 양사의 협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닛산은, 34%의 주식을 보유하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참가하는 방안도 표명했다. 규모를 한층 더 확대해 ‘3사 연합’을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3사의 23년도 글로벌 판매는 합계 약 837만 대.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과 히노자동차를 포함해 1,109만 대를 판매해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도요타자동차그룹 등에 맞먹게 되며, 규모로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은 세계 3위의 자동차연합이 될 것이다. ‘3사 연합의 성립은 일본 자동차산업을 지탱하는 하청 부품업체에도 이점이 있다. 자동차 비즈니스를 성곽에 비유하면 소비자용 최종 상품을 가진 완성차 업체는 천수각’, 부품업체는 이를 뒷받침하는 돌담으로 볼 수 있다. 양측의 경쟁력이 함께 향상되어야 일본 자동차산업이 힘을 가질 수 있다. 혼다계, 닛산계 부품업체들은 ‘3사 연합’이 이루어진다면, 공통 설계한 부품을 납품할 수 있어 비용 절감 등의 혜택을 볼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도요타그룹도 몸집 불리기를 노리며, 스바루와 마쓰다, 스즈키와의 제휴를 강화해 ‘광의의 도요타 그룹’을 형성해 가고 있다. 2019년에 도요타는 스바루에 출자 비율을 20%에까지 높였고, 긴밀한 협업을 통해 24년 5월에는 일본과 미국에 EV4 차종을 상호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2019년에 도요타는 스즈키에 5%를 출자, 상용 경차의 EV의 공동 개발 등을 진행했다. 차세대 사업뿐 아니라 도요타는 기존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 된 인도에서 시장점유율 4할을 차지하고 있는 스즈키가 2022년부터 자사 개발의 SUV 생산을 도요타의 인도 공장에 위탁한 것은 그 좋은 사례이다.

 2017년 5% 출자한 마쓰다와의 관계에서도 도요타는, 수익원인 미국에서 앨라배마주에 차량 합작 생산공장을 건설해 2021년부터 가동시키고 있으며, 금융자회사인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가 마쓰다의 국내 신용회사에 출자해 판매금융사업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도요타그룹에 스바루, 마쓰다, 스즈키를 더한 2023년도 글로벌 판매는 약 1,642만 대. ‘광의의 도요타그룹’은, 앞서 언급한 ‘3사 연합’의 2배 가까운 규모를 자랑한다. 거기다 이미 단기·중장기 협업 체제를 구축해 놓은 상태이다.

 

[닛산의 임원 보수는 영업 이익보다 많다]

그렇다면 ‘3사 연합’은 실현될 수 있을까? 과연 도요타에 대항할 수 있는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을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그중 하나가 닛산의 실적 악화다.

 

  닛산의 24년 4~6월 영업 이익은 전 년 대비 99%가 감소한 10억 엔. 각 회사가 엔저 등을 배경으로 북미 사업에서 호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닛산은 브랜드력이 낮아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실적이 회복될 뚜렷한 전략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수중 자금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닛산의 임원들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2023년, 우치다 씨는 6억 5,700만 엔, 최고 재무 책임자(CFO) 스티븐 머 씨는 6억 7,600만 엔을 받았다. 두 사람의 연봉을 합하면 영업 이익을 상회할 정도다. 별다른 실적이 없는데도 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들은 더 있다. 주가도 부진해 기업 가치의 지표인 주식 시가총액은 2024년 9월 30일 기준 1조 6,000억 엔이다.

 이에 비해, 혼다의 영업 이익은 22.9% 증가해 4,847억 엔으로, 역대 최고를 갱신하는 중이다. 시가총액은 닛산의 5배인 8조 엔 정도다. 자금력, 브랜드력 등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등한 관계의 협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북미 시장 침체와 위기감의 부재는 닛산이 경영 위기에 빠졌던 1999년 상황과 겹친다. 닛산의 경영 상황은 향후 액티비스트가 찾아올 가능성마저 있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르노가 닛산의 경영권을 쥐고 신속하게 개혁을 진행한 것처럼, 혼다가 닛산의 경영권을 잡고 ‘3사 연합’을 주도하는 길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각오 없이는 혼다 또한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있다.

현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도요타그룹 1강 체제로 굳어질지, 아니면 또 하나의 대항축이 생겨날지, 두 갈래의 기로에 서 있다.

 

 

 

 

* 이 칼럼은 『(문예춘추 오피니언) 2025년의 논점 100』(文藝春秋, 2025)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글쓴이 유동우

경희대학교 일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며, 한일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다.